엑셀 파일을 열고 한참을 멍하니 화면만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행 단위로 정리된 매출 데이터, 고객 리스트, 설문 응답
숫자는 가득한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 VLOOKUP을 검색하고, 피벗 테이블 강좌를 절반쯤 보다가 결국 "그냥 눈으로 세자" 로 결론 내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이번 편의 핵심은 단순하다. 엑셀 함수를 외우는 대신, AI에게 데이터를 던지고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번 편은 "내 손에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에 쓸 것인가"라는 한 단계 더 실무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리고 이때 빛을 발하는 도구가 두 가지 있다. Claude Project와 Cowork다. 이름은 비슷해 보이지만 쓰임이 꽤 다르고, 둘을 적절히 나눠 쓸 줄 아는 것만으로도 데이터 다루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Project와 Cowork, 무엇이 다른가
두 기능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 Project는 "같은 자료를 반복해서 사용할 때".
- Cowork는 "내 컴퓨터의 파일을 직접 만지는 비서"다.
감을 잡기 위해 두 가지 상황을 떠올려보자.
상황 A. 매주 같은 매출 엑셀 파일을 보면서 "이번 주는 어느 카테고리가 부진했지?"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던진다. 데이터는 한 개, 질문은 매주 다르다. → Project가 적합하다.
상황 B. 출장에서 받은 영수증 사진 30장을 한 장의 엑셀 정산표로 만들어야 한다. 입력은 여러 파일, 출력도 새 파일이다. → Cowork가 적합하다.
입문자가 가장 먼저 헷갈리는 지점
"Project에 엑셀을 올리면 Claude가 그 파일을 직접 수정할 수 있나?" 아니다. Project의 자료는 항상 읽기 전용이다. 분석 결과는 대화창으로 답해주고, 파일 수정이 필요하면 내가 손으로 옮겨 적어야 한다.
수정까지 자동으로 시키고 싶다면 Cowork를 써야 한다. Cowork는 지정한 폴더 안의 엑셀 파일을 실제로 열어서 셀을 채우거나 새 파일을 만들 수 있다.
실습 1, Project로 매출 데이터 분석하기
첫 실습은 가장 흔하면서도 효과가 빠른 시나리오다. 회사 어딘가에는 분명 "매주 같은 양식으로 쌓이는 엑셀 파일" 이 있을 것이다. 매출, 방문자 수, 재고, 민원 건수 등 이름은 달라도 구조는 비슷하다.
이런 데이터는 Project에 올려두는 것이 정답이다. 한 번 올려두면 매주 새 대화를 시작해도 Claude가 자료를 기억한다(정확히는 매번 자료를 참고한다).
단계 1. Project 만들기
- claude.ai 좌측 메뉴에서 [Projects] 를 클릭한다.
- 우측 상단의 [+ New Project] 버튼을 누른다.
- 이름은 명확하게. 예: "2026년 매출 분석". 설명은 비워둬도 무방하다.
- 생성된 화면 우측의 Project Knowledge 영역에 + 버튼을 눌러 엑셀 파일을 업로드한다.
업로드 전 체크리스트
- 1행은 반드시 컬럼 제목으로 둘 것. 셀 병합, 빈 행, 한글 주석은 분석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 민감 정보(고객명·연락처·주민번호)는 사전에 마스킹하거나 가명 처리한다.
- 10MB 이내 권장. 파일이 크면 시트별로 나눠 올리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단계 2. 프로젝트 지침 작성
Project 화면에서 [Set project instructions] 를 클릭하면 모든 대화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지침을 입력할 수 있다. 매번 같은 설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이 크게 절약된다.
아래는 매출 분석용 지침 예시다. 그대로 복사해서 본인 상황에 맞게 고쳐 쓰면 된다.
당신은 우리 팀의 매출 데이터 분석 보조다.
[자료 정보]
- 파일명: 2026_주간매출.xlsx
- 컬럼: 날짜, 카테고리, 상품명, 수량, 단가, 매출액
- 기간: 2026년 1월 1일 ~ 매주 갱신
[답변 규칙]
- 숫자 비교는 반드시 표로 정리할 것
- 추세 설명 시 "전주 대비 +N%" 형식으로 명시
- 데이터에 없는 내용은 추측하지 말고 "자료 부족"이라고 답할 것
- 한국 원화는 천 단위 콤마, 통화 기호는 ₩ 사용
단계 3. 실제 질문해보기
Project 안에서 새 대화를 시작하고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질문한다.
질문 ① 데이터 구조 확인 (처음 한 번만)
업로드한 매출 파일의 구조를 간단히 요약해줘.
어떤 컬럼이 있고, 데이터는 몇 건이며,
기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알려줘.
질문 ② 카테고리별 분석
이번 주(4월 22일~28일) 매출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해줘.
표 형식으로 매출액과 비중(%)을 보여주고,
전주 대비 가장 많이 줄어든 카테고리 3개를 짚어줘.
질문 ③ 인사이트 도출
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 회의에서 짚어야 할 이슈를 3가지로 정리해줘.
각 이슈마다 "무엇이", "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한 문장씩.
이 세 단계는 데이터 → 사실 → 행동이라는 분석의 기본 흐름을 그대로 따른다. 처음에는 어색해도 두세 번 반복하면 어떤 데이터든 동일한 패턴으로 풀 수 있게 된다.
실습 2, Cowork로 흩어진 데이터 한 장에 모으기
두 번째 실습은 Cowork의 진가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입력이 여러 개고, 출력도 새 파일을 만들어야 하는 작업
Project로는 답답하지만 Cowork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예시 시나리오는 출장 정산이다. 사진으로 찍은 영수증 12장과 카드 사용 내역 PDF 1개가 한 폴더에 들어 있고, 이것을 한 장의 엑셀 정산표로 만들어야 한다.
단계 1. 작업 폴더 준비
Cowork는 "지정된 폴더 안에서만" 일한다. 이것이 안전 장치이자 사용 규칙이다. 폴더 밖의 파일은 건드리지 않는다.
- 바탕화면이나 문서 폴더 안에 "출장정산_2026_05" 같은 폴더를 만든다.
- 정리할 파일을 모두 그 안에 넣는다(영수증 사진, 카드 명세 PDF 등).
- Claude 데스크톱 앱을 열고 [Cowork] 탭으로 이동한다.
- 새 작업을 시작하면서 방금 만든 폴더를 작업 공간으로 지정한다.
단계 2. 작업 지시문 작성
Cowork 지시문은 Project 지침과 결이 다르다. "이런 답변을 줘" 가 아니라 "이런 결과 파일을 만들어" 에 가깝다. 결과물 형태를 처음부터 명확히 그려서 전달해야 한다.
이 폴더 안의 영수증 이미지와 카드명세 PDF를 분석해서
출장 정산표 엑셀을 한 장 만들어줘.
[원본 파일]
- 영수증 사진: receipt_*.jpg (12장)
- 카드 사용내역: card_statement_2026_04.pdf
[결과 파일]
- 파일명: 출장정산_2026_05.xlsx
- 시트1 "명세": 날짜 / 사용처 / 항목 / 금액 / 결제수단 / 비고
- 시트2 "요약": 항목별 합계, 결제수단별 합계, 총액
[규칙]
- 카드명세에 있는 건과 영수증을 매칭하고, 매칭되지 않은 건은 비고에 표시
- 금액은 천 단위 콤마, 원화 기호 ₩
- 시트2의 합계는 SUMIF 수식으로 자동 계산되도록
단계 3. 결과 확인 및 검수
Cowork는 작업 도중 진행 상황을 채팅창에 보여준다. "영수증 이미지 12장 인식 완료, 8건 매칭, 4건 매칭 실패" 같은 식으로. 작업이 끝나면 폴더를 열어 새로 생긴 엑셀 파일을 확인한다.
검수할 때는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본다.
- 총액이 카드명세 합계와 일치하는가
- 매칭 실패 건이 정말 매칭이 안 되는 건인지, AI가 누락한 건인지
- 수식이 값으로 들어가 있는지(셀을 클릭해서
=로 시작하는지 확인)
검수에서 문제가 보이면 Cowork 채팅창에 그대로 "4번째 행 금액이 7,000원이 아니라 17,000원이야. 영수증 다시 봐줘" 식으로 후속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킬 필요 없다.
실전에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와 해결법
수업 진도와 실무 사이에는 늘 틈이 있다. 처음 며칠 동안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네 가지를 미리 정리해둔다.
문제 1. "숫자가 틀려요"
AI는 데이터를 읽고 해석 하는 것이지, 계산기처럼 절대 정확하지 않다. 합계나 평균 같은 단순 연산도 자릿수가 많으면 틀릴 때가 있다. 따라서 사람이 직접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 2. "같은 질문인데 답이 매번 다릅니다"
AI는 본질적으로 약간의 무작위성을 포함한다. 같은 질문도 단어 한두 개가 바뀌면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이를 줄이려면 Project Instructions에 출력 형식을 못 박아둔다. "답은 반드시 다음 4가지 항목을 표로" 같은 식이다. 형식이 고정되면 내용 차이도 줄어든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분석은 두 번 돌려서 차이를 비교하는 습관이 좋다.
문제 3. "파일이 너무 커서 안 올라가요"
Project 업로드에는 용량 제한이 있다. 1년치 거래 데이터처럼 큰 파일은 시트별로 나누거나, 필요한 컬럼만 추려 올린다. 또는 "분석 대상 기간만 별도 파일로" 만들어 올리는 것이 빠르다.
용량이 정말 크고 자주 다뤄야 하는 데이터라면 Cowork가 답이다. Cowork는 로컬 파일을 직접 다루므로 업로드 제한이 없다.
문제 4. "보안이 걱정됩니다"
회사 데이터는 외부에 올리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이는 회사 규모가 크거나 공공 업무에서 많이 발생하는 문제다. 사실 Cowork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 자체를 AI에게 전달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회사 규칙에 따라서 AI를 활용할 수 있고, 없고로 나뉘게 된다.
엑셀 함수를 외워서 데이터를 다루던 시대와, 데이터에 질문을 던져서 다루는 시대는 다르다. 기술은 함수의 이름이 아니라 "무엇을 묻고, 답을 어떻게 검증할지" 로 옮겨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