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에서 ‘완자당했다’는 말은 어렵게 맞춘 장비나 오래 키운 능력치를 뒤따라오는 사람이 갑자기 훨씬 적은 시간과 재화로 얻을 수 있게 됐을 때 나오는 표현이에요. 먼저 달린 사람의 노력을 갈아서 후발대에게 먹기 좋은 완자로 내준다는 씁쓸한 비유죠. 내 장비의 공격력이 그대로여도 이런 말이 나와요. 어제까지 그 공격력을 얻으려면 포기해야 했던 게 오늘은 달라졌으니까요.
이 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를 하나 고르라면 시즌2 랭킹 보상을 꼽고 싶어요. 먼저 장비를 맞춘 사람에게는 그 장비로 남보다 일찍 던전을 돌 수 있었던 시간이 남아요. 그런데 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다툰 사람에게 상점에서 똑같은 효과의 칭호를 구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 둘 다 격차를 줄이는 조치지만, 두 번째 경우에는 순위를 올리려 했던 이유까지 달라져요. 출시 후 약 11개월간 이어진 아이온2 완자 논란도 이 차이를 짚으면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시즌2 랭킹 보상에서 2큐나보다 중요한 것
2026년 1월 21일 시즌2를 열면서 엔씨는 시즌 종료 보상을 클래스별 랭킹에 따라 지급한다고 안내했어요. 같은 직업 안에서 기록을 겨루는다면, 좋은 장비를 갖췄어도 공략 순서를 바꿔 몇 초를 더 줄일 이유가 생기죠. 장비는 그 과정에서 쓰는 도구이고 타이틀은 그 시즌에 어디까지 갔는지 남겨 주는 표식이에요. 다음 시즌에 더 강한 장비가 나와도 지난 시즌에 세운 기록의 의미는 남을 수 있거든요.
문제는 시즌이 끝날 무렵 랭킹 기록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이에요. 개발진은 문제가 각 캐릭터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가려내 차등 보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심스러운 기록을 그대로 인정하면 정당하게 경쟁한 사람이 밀릴 수 있고, 불완전한 기록으로 순위를 고쳐도 엉뚱한 사람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었죠. 실제로 어느 이용자가 편법을 썼는지와, 운영진이 믿을 만한 순위를 확정할 수 있었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4월 8일 패치에서 바뀐 범위는 시즌2 초월·각성전·악몽·토벌전 네 콘텐츠였어요. 예정했던 랭킹 보상을 거두고, 당시 챈가룽 상단에서 시즌2 랭킹 보상 상자를 캐릭터당 한 번 2큐나에 살 수 있게 했습니다. 상자 안의 타이틀은 챌린저1 타이틀과 같은 효과였어요. 여기서 2큐나는 강화 비용을 낼 때 쓰는 키나와도 구분해야 해요. 무엇보다 이 판매는 7월 1일 정기점검 전까지 진행한 당시 조치입니다.
상점 판매는 누구의 기록을 인정할지를 잘못 판단해서 생길 피해를 줄였어요. 대신 마지막 날까지 기록을 줄인 사람도 타이틀만으로는 그 성취를 보여주기 어려워졌죠. 이미 끝난 도전을 같은 조건에서 다시 치를 수도 없고요. 이런 경쟁이라면 다음 시즌을 열 때부터 이상 기록을 어떻게 검토할지, 순위를 확정하지 못하면 어떤 보상을 공통으로 지급할지 알려 주는 편이 납득하기 쉬워요. 그래야 도전하는 사람이 경쟁의 조건까지 알고 시간을 쓸 수 있으니까요.
펫작 완화는 사냥 시간을 어떻게 바꿨을까

아이온2의 ‘펫작’은 펫을 모으고 영혼 결정을 써서 펫과 종족 이해도를 키우는 반복 플레이를 가리켜요. 여기에는 서로 다른 두 번의 변화가 있었어요. 먼저 2025년 12월 24일에는 ‘성장의 펫 상자’를 주는 일일 던전 오디움 저장소가 생겼습니다.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던 사람에게 재료를 얻을 다른 길이 열린 거예요. 복귀한 사람이 정해진 시간 안에 여러 콘텐츠를 즐기려 한다면, 펫 재료를 어디서 구할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변화죠.
2026년 4월 8일에는 한 단계 오르는 데 필요한 양도 바뀌었어요. 펫과 종족 이해도의 레벨별 필요 경험치를 종전의 70%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예전에 경험치 100이 필요했던 구간이라면 약 70이면 된다는 뜻이에요. 새 기준을 적용하면서 이미 모은 양으로 레벨이 오를 수 있었고, 최대 레벨을 넘기는 초과분에는 종족 영혼 결정 포인트를 지급하는 규칙도 뒀어요. 다만 펫 레벨이 재계산돼 오른 데 따른 종족 이해도 경험치는 별도로 주지 않았고, 펫 쪽 초과분 정산에서는 특수 종족이 제외됐습니다.
두 패치는 사냥하던 사람에게 다르게 다가와요. 오디움 저장소가 열리면 오늘부터 갈 곳이 하나 늘어요. 반면 필요 경험치가 줄면 어제까지 모아 둔 결정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다시 계산하게 되죠. 특히 이미 최대 레벨을 채운 사람에게는 새 수급처의 보상보다 초과분을 어디에 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요. 계정마다 출발점이 다른데 ‘펫 키우기 쉬워졌다’는 설명만 보면, 정작 자기 캐릭터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영웅 장비 돌파 비용은 차액을 계산할 수 있었다

장비 비용을 바꾼 사례에는 비교적 명확한 기준이 있어요. 2월 11일 패치에서 영웅 장비의 5단계 돌파에 드는 비용은 730만 키나에서 300만 키나로 내려갔어요. 한 번 시도할 때 드는 차이가 430만 키나죠. 이때 엔씨는 돌파에 이미 쓴 키나의 차액을 플레이 기록에 따라 순차 지급하겠다고 안내했어요. 장비 계승에 드는 키나도 없애고 기존에 계승에 쓴 키나를 소급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300만은 당시 5단계 돌파 비용이에요. 장비 하나를 처음부터 완성하는 총비용으로 읽으면 계산이 크게 달라져요.
고정 비용을 기록으로 정산하는 방식의 장점은, 패치 전날 돌파한 사람도 무엇을 돌려받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좋은 옵션을 맞추며 들인 비용까지 한꺼번에 계산되는 건 아니에요. 같은 장비를 완성했어도 한 사람은 필요한 재료를 직접 모으고 다른 사람은 거래소에서 샀을 수 있죠. 누구는 몇 번 만에 원하는 옵션을 얻고 누구는 더 시도했을 테고요. 공식 안내에서 ‘돌파 차액’이라고 범위를 밝힌 덕분에, 적어도 그 금액과 장비를 맞추는 데 쓴 나머지 비용은 따로 볼 수 있어요.
제작은 셈이 한 번 더 복잡해져요. 4월 8일 제작 숙련도 상한이 전문 70레벨로 올라가고, 신규 유일 등급 드라코닉 장비인 현룡과 적룡 도안도 추가됐습니다. 돌파 비용이라면 패치 전후 가격표를 나란히 놓을 수 있지만, 예전에 만든 무기의 거래 가격은 새 도안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누가 그 재료를 구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져요. 이미 만든 장비를 계속 쓸 사람과 되팔 생각으로 만든 사람이 같은 업데이트를 다르게 평가할 만한 이유예요. 숙련도 상향 소식만으로 특정 무기가 얼마의 손해를 봤다고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비스 훈장 상자가 거래되면 누가 따라잡을까
어비스는 다른 플레이어와 맞붙는 PvP 장비 성장과 이어지는 공간이에요. 5월에는 어비스 상점과 계승 제작으로 얻는 친위대장 무기와 가더, 정예 친위대장 무기가 추가됐어요. 이런 목표가 있으면 전장에 가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기죠. 오늘 한 번 싸워서 장비가 바로 나오지 않아도, 필요한 재료를 모았다면 다음 단계에는 가까워지니까요.
7월 1일에는 어비스에 거래와 거래소 등록이 가능한 훈장 상자 3종이 들어왔습니다. 챕터1 어비스 보스 공훈 상자나 새로 추가된 중층 지령서에서 일정 확률로 얻는 방식이었어요. ‘훈장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고만 하면 차이를 놓쳐요. 패치가 명시한 거래 대상은 상자였고, 직접 획득할 수 있는 경로도 함께 있었거든요.
이 변화는 후발대 안에서도 효과가 갈려요. 전장에 갈 시간은 부족해도 다른 콘텐츠에서 키나를 모은 사람이라면 상자를 사서 따라갈 수 있어요. 반대로 이제 막 시작해서 키나도 장비도 부족한 사람은 누군가 매물을 올려도 살 여력이 없을 수 있죠. 기존 이용자도 마찬가지예요. 전장을 꾸준히 돌며 얻은 상자를 팔 수 있다는 점을 반기는 사람도 있고, 전장에 참여한 시간이 장비 차이로 남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상자 공급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이용자 간 격차가 얼마나 줄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길을 열어 줬는지가 공급량만큼 중요한 이유예요.
9월 10일 어비스 개선 예고에는 겉보기엔 반대처럼 보이는 두 계획이 나란히 담겼어요. 친위대장 장비 위에 ‘[진] 가디언 친위대장’ 무기와 가더를 추가하면서, 어비스 보스전과 점령전 등에서는 보상 구간 사이의 차이를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죠. 높은 장비 목표를 남기면서 보상을 더 고르게 나누는 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다만 기존 무기를 가진 사람에게 당장 필요한 정보는 내 무기가 다음 장비의 재료로 쓰이는지, 추가로 무엇을 모아야 하는지예요. 그날 공지는 획득 방법과 능력치를 정식 패치 노트에서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방향이 공개된 날과 내 장비로 무엇을 할지 결정할 수 있는 날 사이에는 이렇게 간격이 생겨요.
글로벌 서버와 한국 서버가 다른 출발선에 선 이유
4월 11일 이용자 간담회에서 개발진은 시즌2 난도가 올라가면서 성장을 포기하는 이용자가 생겼다고 설명했어요. 뒤처진 이용자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고, 이후에는 이전 단계에서 쌓은 것이 다음 업그레이드에 쓰이는 계단식 성장을 지향한다고 했습니다. 복귀한 사람이 지난 시즌 던전부터 차례로 준비해야 하고 정작 그 구간에 함께 갈 파티가 드물다면, 예전의 노력은 보존돼도 새로 합류하기는 어려워요. 완화를 요구하는 쪽에도 충분히 현실적인 이유가 있죠.
10월 5일 글로벌 정식 출시 이후에는 비교 대상이 하나 더 생겼어요. 10월 13일 개발진 설명에 따르면 글로벌판은 일부 백분율 능력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초반부터 제한했고, 국내는 이미 공격 속도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를 높게 맞춘 이용자가 있어 급격한 수정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어요. 같은 능력치에 상한을 둔다고 가정해 볼까요. 새 서버에서는 앞으로 어떤 장비를 고를지 결정할 기준이 됩니다. 오래된 서버에서는 그 옵션을 보고 이미 골라 둔 무기와 세팅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먼저 문제가 돼요. 글로벌판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개선을 국내에도 반영하겠다는 방향과, 국내 장비를 언제 어떤 수치로 바꾸겠다는 패치 공지는 그만큼 거리가 있습니다.
지금 장비를 맞출지 고민된다면
완자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어차피 나중에 쉬워지니 기다리자’는 말은 절반만 도움이 돼요. 이번 주에 지인들과 도전할 던전이 있고 돌파 한 단계가 그 파티에 합류할 조건이라면, 지금 키나를 쓰는 대가로 얻는 게 분명해요. 나중에 비용이 내려가도 그날 함께 공략한 시간은 남죠. 반대로 이미 즐기고 싶은 콘텐츠에 갈 수 있고, 거래가 어려운 재료를 전부 써서 옵션 하나를 더 맞추려는 상황이라면 판단을 서두를 이유가 작아요. 패치 공지에서 기존 옵션을 계승할 수 있는지, 이미 쓴 재료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확인하는 일이 더 중요해집니다.
아이온2의 다음 완화 공지에서 가장 먼저 보고 싶은 내용도 그거예요. ‘얼마나 쉬워지는가’ 옆에 ‘이미 그 단계를 마친 캐릭터는 어떻게 되는가’가 함께 적혀 있는지요. 펫 최대 레벨의 초과분처럼 구체적인 답이 있으면, 먼저 달린 사람도 돌아온 사람도 자기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어요. 랭킹처럼 나중에 돌려주기 어려운 보상이라면 그 설명이 필요한 때는 시즌 마지막 날보다 첫날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