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시대, 우리가 반드시 직접 AI 모델을 개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 장벽이 낮아지는 지점을 포착하고, 그 위에 창의성과 유연한 문화를 덧입힌다면 누구나 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AI 생태계의 새로운 기회: '설계자'의 영역
모두가 하드웨어나 기초 모델(Foundation Model)을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업 특화 AI, 웹/앱 서비스, 기능형 모델 분야에서 폭발적인 기회가 존재한다. 기존의 전문 업(Domain)이 있다면 AI를 도구로 활용해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챗봇을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내재화하는 'AI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이다. 인력이 부족한 1인 기업일수록 AI를 자유롭게 다루며 시스템을 오케스트레이션하는 능력이 생존의 핵심이 될 것이다.
규제의 틀을 깨고 글로벌로 향하는 시야
혁신은 규제가 없는 곳에서 싹트기 마련이다. 포지티브 규제(허용된 것 외 금지)에 갇힌 시장을 넘어, 네거티브 규제(금지된 것 외 허용)가 적용되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로비를 통해 규제 해제를 이끌어내거나, 규제가 적은 지역으로 법인을 옮기는 등 지정학적 레버리지를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연공서열에서 실력 중심으로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명하복식 문화와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 체계는 도태의 지름길이다. 97년생 인재가 리더가 되는 글로벌 기업들처럼, 우리도 '쉬운 채용과 쉬운 해고'가 가능한 유연한 노동 시장과 실력 중심의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에서 벗어나 중견·중소기업과 상생하며 '천재적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누군가 멍청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실질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질 때 사회는 진보한다. 유튜버 의견을 듣고 전략을 수정했듯, 열린 소통과 비주류의 의견이 존중받는 문화가 필요하다.
원천 기술과 고가치 데이터의 힘
AI 모델이 평준화될수록 승부는 '데이터'와 '창의성'에서 갈린다. 특정 산업의 정밀한 노하우가 담긴 고가치 데이터를 보유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곧 권력이 될 것이다. 검증된 기술은 참고의 대상일 뿐이다. 진정한 혁신은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창조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AI 시대에 우리가 원천 기술과 창의성을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만이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